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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용기 디자인 보호하기

    화장품 용기 디자인 보호하기

    화장품 용기에도 권리가 있다구요?

    Glossier (글로시에) 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디지털 브랜드의 예로 소개드린 바가 있는데요. 디지털 브랜드라는게 결국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인데, 대표적인 디지털 브랜드 글로시에에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를 개장하는 이유가 뭘까요?

    팝업 스토어는 예전에 백화점 입구나 통로에 위치 했던 임시 판매대(혹은 가판)와는 달리, 정규 매장 못지 않은 디스플레이와 서비스를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많은 뷰티 업체들이 여러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글로시에는 그 규모와 팬덤에 걸맞게 시애틀, 뉴욕, 시카고, 달라스, 휴스턴, 워싱턴 DC, 샌터 애니타의 Nordstrom (놀드스트럼) 매장 7곳에 팝업 스토어를 개장한다고 합니다.

    온라인 리테일의 한계?

    이번 팝업 스토어에 대해서 글로시에의 창업자이자 뷰티 블로거인 에밀리 와이즈(CEO)는 소비자들이 향수 선택 시에는 실제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 했는데요. 입소문을 통해 12억 달러(약 1조 4천억원) 가치의 기업을 창출해낸 에밀리 와이즈도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인 향기에 대한 선호까지 소셜미디어에 의존할 수는 없었나 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구매 심리에 대한 에밀리 와이즈의 분석은 어느정도 근거가 있을까요?

    영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절대 다수의 소비자가 후각에 의존하여 향수를 구입함을 알 수 있습니다. 총 221명의 응답자 중 70%에 육박하는 151명의 소비자가 테스터나 샘플 혹은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의 향기에 의존하여 구매결정을 한다고 답했는데요. 

    그 이후의 순서가 사실 더 흥미롭습니다. 

    “가격”과 “용기”가 휴대성이나 광고, 패키징 등을 제치고 각각 2 위와 3 위를 차지했는데, 가격은 그렇다치고 향수의 구입 결정에 향수 병이 이만큼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 … 예상하셨다구요?

    저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향수에 큰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상표권을 다루는 변호사로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간단히 관련 법을 요약하자면, 향수병은 예술품으로써 저작권(Copyright)의 보호 대상이기도 하지만, 상업적으로는 Trade Dress 라는 이름으로 상표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이미 소개드린바 있는 USPTO의 TESS를 이용하면 상표로 등록된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검색해 볼 수 있는데요. 문자나 장식 문양 등을 제외한 순수한 용기 모양 만으로 한정하여도 무려 180개가 검색됩니다.

    잘 살펴보면 눈에 익는 용기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헌데, 창조적인 표현에 초점을 맞추는 저작권과는 달리, 상표는 소비자가 제품의 출처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소비자가 병의 외양을 보고 등록된 향수 용기와 같은 회사 제품으로 오인할 정도로 비슷하면 상표법 위반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만 비슷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마음 같아서는 생산자/공급자의 책임이라고 치부하고 눈을 돌리고 싶지만, 상표권 위반에 대해서는 리테일러도 책임이 있고, 아무래도 가장 쉽게 노출되는 마지막 유통 단계에 있다 보니 상표권 위반 소송이 시작되면 리테일이 1차적인 타겟이 되기 마련입니다.

    일단 소송이 시작되거나 그 전에 경고장이라도 받게 되면 골치가 아플 뿐 아니라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면하기 어려운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상표권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리테일 입장에서는 상표 병의 모양도 법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두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앞으로 기존에 판매했거나 판매 중인 제품의 모양과 비슷한 용기 디자인이 있으면 주의하셔야겠죠.

    의심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먼저 주변의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설령 직간접 경험을 통해 어느정도 지식을 가지고 계시다고 자신하시더라도, 주변에 다른 제품군이나 다른 상표와 관련된 경험을 하신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면 틀림 없이 도움이 됩니다. 주변 지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보는 것, 분명히 밑지지 않는 장사입니다.

    또한, 상표법 위반 소송에서도 최종적인 판단 기준은 소비자의 눈입니다. 실제 해당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이 혼동을 할지 여부는 리테일에 방문하신 손님께 물어보면 가장 잘 알수 있겠죠? 손님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해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진행한 설문 기록을 잘 남겨두면 나중에 법정에서 유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면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많은 로펌이나 비즈니스 컨설팅 펌 등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전문가를 찾아가면 돈만 쓴다는 인식이 많은데요. 그래서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 찾아가는 경우가 드문게 사실입니다. 비용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공급자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이지만, 결국 일이 커지면 어디 하소연 할 곳이 없는게 현실입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적인 차원에서 전문가를 찾아 가시게 되면 가장 먼저 (1) 어떤 부분에서 (2)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3) 비용은 어떻게 청구 되는지를 분명히 알아보고 본격적인 상담을 시작하셔서 “괜히 돈만 썼다”는 후회가 아니라 “돌다리도 한번 두들겨 보길 잘했다”는 결과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 변호사 찾기 & 비용 절약하기 TIP

    변호사 찾기 & 비용 절약하기 TIP

    많은 한국계 이민자들에게 “변호사를 산다”라는 개념은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상대방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 혹은 소송으로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하나의 위협 수단입니다. 그만큼 변호사와 함께 일해 본 경험이 적고, 특히 한국계가 아닌 미국 변호사들과 일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많을 수 있죠. 그래서 오늘은 어떻게 좋은 변호사를 구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업무를 위임할 수 있을지 알아 보겠습니다.

    1. 좋은 변호사 찾기

    TV, 신문 광고

    막상 주변에 아는 변호사가 전혀 없으면 어떻게 변호사를 찾아가야 할지 막막하죠. 한인 변호사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지만 미국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흔히 TV Lawyer 라고 불리우는 예외도 있죠. 이들은 주로 교통사고나 형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로, 꽤나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대다수의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그 이유는 사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로펌은 파트너쉽으로 이루어져 있고, 파트너쉽이라는 말그대로 변호사들끼리의 동업을 통해 하나의 조직이 구성되는 것으로 흔히 법인이라 불리우는 일반적인 회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파트너쉽이라고 해도 법인화가 추세인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펌에서 광고를 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변호사들은 기본적으로 의뢰인이 아닌 특정인에게 법률 서비스를 권유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법률 소송을 부추겨 분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은 아니겠죠? 물론 TV광고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부추긴다 보기는 조금 어렵지만, 이윤이 아니라 정의를 쫓는 변호사의 사명과는 거리가 좀 멀다고 봅니다.

    아는 변호사를 통한 소개

    아는 변호사를 통해 추천을 받으면 어떨까요? 한가지 분명히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변호사가 변호사를 추천할 때 소개비를 받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소개비 조로 돈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식으로든 금전이 거래되면 의뢰인을 사고 파는 행위와 다름없고, 일정 부분 일을 분담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금전적인 대가 없이 소개해야 한다고 믿지만, 거의 모든 펌이나 사무실에서 소개비를 주고 받는 것이 관행입니다.

    정답은?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변호사를 찾는 방법은 딱 한가지 입니다. 발품을 파셔야 합니다. 많은 변호사들이 처음으로 찾아오는 고객에게 무료 상담을 제공합니다. 이 기회를 활용하세요. 물론 공식적으로 무료 상담을 제공하지 않는 변호사도 많습니다. 이런 변호사도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고 믿을 수 있는 분인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할 때, 거절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참고로 예외적으로 이혼 전문 변호사처럼 굳이 이야기를 안 나눠봐도 이미 수순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는 무료 상담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변호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최대한 무료로 법률적 조언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한번 가서 얘기나 들어보자는 식의 상담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죠.

    변호사를 만나보시고 고민을 털어놓으세요. 위임관계가 성립하기 전에도 비밀유지 의무와 Attorney-Client Privilege 는 존재합니다. 물론 대다수의 변호사가 포괄적인 질문에 답을 주기는 꺼려할 겁니다. 실제로 포괄적인 답이란게 존재하지도 않고, 책임의 소재도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굳이 법률적 조치 없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경우라면 무료 상담 중이라도 과감히 답을 줘야 좋은 변호사겠죠.

    질문에 대한 답변의 질과 변호사의 인격, 성품, 태도, 책임감 등을 동시에 평가하세요. 아무리 법률적인 상식이 없더라도 만약 변호사가 하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다면 문제입니다. 앞으로 변호사와 일을 함께 하면서 계속해서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위임계약을 체결하시기 바랍니다.

    2. 변호사 효율적으로 부리기

    변호사는 결국 의뢰인의 입이자 손과 발입니다. 잘 이용해야 좋은 결과를 얻겠죠. 하지만 기왕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김에 “최대한 부려 먹어야지” 라는 생각은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머리에 떠오른 질문을 그때 그때 문자로 보내는 경우와, 생각을 잘 정리해서 잘 계획된 질문을 하는 경우가 어떻게 다를까요? 후자의 경우가 변호사의 시간도 절약되고, 답변도 빨리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관련 비용도 절감되겠죠.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변호사가 요청한 정보나 자료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답하고 준비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만족하셔서는 안됩니다.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어 보이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시고, 무엇이든 궁금증이나 의심이 생기면 즉각 질문하셔야 합니다. 변호사가 의뢰인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 상호간의 비용과 시간의 절약하고 더 효율적으로 smart 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의뢰인과 변호사는 한 팀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지 제가 위에서 반 농담으로 한 표현처럼 부려먹겠다는 마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3. 상세한 설명 요구하기

    특히 한국에서 늦은 나이에 이민 오신 분들이 “한번 믿기로 했으면 전부 믿고 맡기는 거지”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서로 간의 신뢰는 매우 중요하지만, 미국에서 모든 일의 결정권자는 변호사가 아닌 의뢰인이고, 변호사는 의뢰인이 informed & educated decision 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임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즉, 변호사는 다양한 상황과 경우에 대비해 법률적인 위험과 결과를 분석하고 미리 예측하는 등, 고객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법률관계를 파악하고 분석해 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의뢰인이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냥 남의 일인양 무심하게 계시다가 나중에 행여나 일이 틀어지면 “그냥 변호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는 말은 핑계도 되지 않고, 이런 경우 변호사 쪽에서는 “의뢰인이 원하는 대로 했다” 라는 대답밖에 안 나오겠죠. 물론 한국 정서를 이해하는 변호사라면 최대한 의뢰인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잘 이끌 수 있겠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건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든 조금이라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질문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변호사는 itemized invoice 를 발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변호사의 청구서는 단순히 영수증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그간 어떤 일을 했고, 얼마의 비용이 발생했는지 상세히 보고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해 볼까요.

    DateAttorneyDetailsHours
    1/11/2011Michael JohnsonConference call with opposing counsel (Mr. Smith)0.5

    위와 같은 청구서를 받게 되면 한국 정서로는 고개를 끄덕이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실 수 있고, 요구하셔야 합니다.

    DateAttorneyDetailsHours
    1/11/2011Michael JohnsonDiscussed a settlement proposal received on 1/7/2011 with the opposing counsel (Mr. Smith) via conference call.0.5

    위의 전화 미팅에 대한 경과 보고를 별도로 받으셨다는 전제하에 위 정도의 세부내역이면 어떤 일에 대해 비용이 발생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만약 별도 보고가 없었다면 아래와 같이 더 자세한 내용이 기재되어야 바람직합니다.

    DateAttorneyDetailsHours
    1/11/2011Michael JohnsonDiscussed with the opposing counsel (Mr. Smith) about a settlement proposal received on 1/7/2011 via email, proposing $20k plus admission of infringement as main part of the deal. I made a conference call, rejected the proposal, and made it clear that we would not admit infringement in any circumstance.0.5

    정리하자면, 인보이스를 읽어 보시고 어떤 일을 어떤 식으로 진행했고,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시지 않는다면 더 자세한 정보를 요구하실 권리가 있고, 꼭 확인하시는게 현명합니다. 한국 정서 상 비용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 하는게 불편하실 수도 있는데요.

    위와 같은 내용은 굳이 비용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더라도, 자신의 법률적인 권리와 책임의 소재에 밀접하게 연관되는 협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알아 두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순수하게 어떤 내용이 오고 갔는지를 확인하세요. 여러분의 알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참고로 굳이 인보이스를 언급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변호사들이 hourly charge 로 일을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상담이 진행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인보이스에 빠진 정보를 보충하는데 비용을 별도로 청구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따라서 비용 절감에 좋은 팁이 될 듯 합니다.

    끝으로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무엇이든 주변에 아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손해 볼 것이 없습니다. 물론 법률적인 이슈를 주변에 수소문하기는 불편하시겠죠. 주변에 물어보셔야 할 것은 그 분들의 경험입니다. 답을 구하지 마시고,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물어보시고 잘된 부분은 배우시고 실패한 경험은 교훈 삼으세요.

    변호사도 별 사람 다 있습니다. 각자 일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죠. 하지만 위의 세가지는 알아두시면 어떤 변호사와 일하든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 미국 특허 변호사의 모든 것 (2/2)

    미국 특허 변호사의 모든 것 (2/2)

    미국 특허 변호사 전망

    저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공대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녔고, 기업 법률 업무를 하다가 얼마전 특허 변호사가 된 일개 변호사일 뿐입니다. 미국 특허 업계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리가 만무하죠.

    고로, 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생각하는 분, 이민을 왔거나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미국 특허 변호사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취업과 관련해 비유를 들자면, 미국에서 변호사로 첫 취업을 하는 것은 한국에서 직장 5년차 정도에 이직을 할 때의 상황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 만큼 경력이나 인맥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로스쿨에서의 3년간 할 수 있는 경험과 networking 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로스쿨을 오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해 지죠.

    물론 이와는 별개의 단거리 코스도 존재합니다. 대학교 졸업후 바로 로스쿨로 온 학생들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는 거죠. 이 때는 성적이 중요합니다. 로스쿨에서는 1학년 여름학기 부터 인턴쉽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뛰어난 인재들은 1학년 여름학기 말에 이미 채용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상위권 로펌에서는 대부분의 junior associate을 여름학기 인턴으로 충당할 수 있죠.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름학기 인턴에 선발되어도 로펌 안에서의 생존 경쟁이 시작되고, 여기서 밀려나면 조금 덜 인기있는 직장으로 밀려나겠죠. 치열하기로 소문난 로스쿨 입학은 끊임 없는 경쟁의 시작일 뿐입니다.

    어찌되었든 흔히 말하는 명문 로스쿨에 입학하면 많은 대형로펌에서 면접관을 파견해 여름인턴을 선발하기 때문에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경쟁을 하기 때문에 결국 몇 몇은 밀려나게 됩니다. 2학년 여름학기, 3학년 여름학기 계속 기회는 있겠지만 이미 가장 경쟁이 치열한 position 은 채워진 후 겠죠.

    때문에 학벌과 학점 외에도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경력과 인맥이죠.

    만약 위와 같은 경쟁을 뚫고 대형 로펌에 취업이 가능하다면 비자나 영주권 스폰서는 어려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역으로 대형 로펌이 아니라면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세금으로 운영하는 연방/주정부에서 외국인을 위해 취업비자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하는 건 꿈에 가깝고, 대부분의 작은 로펌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취업비자/영주권 스폰서쉽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미특허청에 등록하려면 영주권/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취업비자만 가지고는 특허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 건데요. 예외적으로 해외 특허대행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 (예: 변리사), 미국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조건부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조금 절망적인 이야기인가요?

    그래도 불가능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영주권자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특허청 등록 시험을 응시할 수는 있습니다. 때문에 신분이 없는 동안 등록 시험을 통과한 후 이것을 이용하여 취업비자를 확보하고, 영주권이 나올때까지 계속 일을 하며 기다리면 미특허청 등록이 가능해지겠죠.

    위에서 언급한 여러 사정 때문일까요? 한국에서 특허변호사를 목표로 로스쿨 유학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이미 변리사이시거나 연구원이나 직장 생활을 오래하신 경우를 많이 봅니다.

    미국 특허 변호사 연봉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도 많으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더군요. 요즘은 사실 간단한 구글검색으로 아래와 같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죠.

    Google Search Screenshot on 8/9/2024

    물론 저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희비가 갈릴 수 있을 거 같네요.

    Top Patent Attorney 라는 건 최상위 로펌의 특허변호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 Big Law의 junior associate 들의 starting salary가 190k 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고, 36만불은 대형 펌의 파트너 급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그에 반해 Patent Agent (특허대행인)은 11만불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op law firm 의 경우 특허변호사에게 단순히 출원 업무만 시키는 경우는 없을테니, 같은 일을 하면서 2배 가까이 번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출원 업무를 주로하는 펌의 특허변호사들은 8만불에서 시작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게 바로 직장 내 경쟁입니다.

    특허변호사도 파트너가 되지 못하면 결국 특허대행인과 비슷한 연봉 수준에서 머무르게 될 텐데요. 여기에 특허대행인의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모든 변호사가 파트너를 꿈꾼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파트너가 되는 변호사는 극히 일부입니다. 대형 펌에서 5년 정도면 누가 파트너가 될지 결정이 된다고 합니다. 경쟁에서 밀려난 associate 은 조금 작은 펌으로 이직하거나, 파트너를 포기하고 non-partner track을 택하거나, 개업을 하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들어가거나 해야겠죠.

    파트너가 될 가망도 없는데, 다시 말해 승진의 기회가 없는데, 미친듯이 일하는 직원은 없겠죠? 다시 말해, 아무래도 특허대행인은 처음부터 승진 압박이 적다 보니 associate 특허 변호사만큼 삶을 포기하고 일에 집중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오히려 특허대행인에게는 직장 내 경쟁에 의한 압박이 덜하고 연봉은 조금 적지만 비슷하게 받으니 어찌보면 더 낫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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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특허 변호사의 모든 것 (1/2)

    미국 특허 변호사의 모든 것 (1/2)

    미국에서 특허 변호사(Patent Attorney)는 미국 변호사인 동시에 미국 특허 출원 대행인의 자격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1) 이 특허 변호사가 되기 위한 방법부터 특허 변호사가 하는 일, (2) 특허 변호사의 전망과 연봉까지 모든 것을 알아 봅시다.

    한국의 변리사 제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연방제도라는 틀 안에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미국의 특허제도는 미연방 헌법(U.S. Constitution)에 의거하여 만들어 졌으며, 연방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법규에 따라 미특허청(United State Patent and Trademark Office)이라는 연방 정부 산하기관에서 특허를 발행하고 있죠. 현행법 상 누구든지 자신의 발명을 미특허청에 공개하는 절차를 통하여 특허를 취득할 수 있지만, 그 절차가 복잡하여 미특허청에서는 전문 대행인을 통하여 신청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미특허청에서 자신들의 행정적 편의를 위해 발명자가 직접 출원하기 보다는 대행인을 통해 출원할 것을 추천하고 있는만큼, 미특허청에서는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대행인을 선별하기 위한 엄격한 자격요건도 정해 두었는데, 이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들은 미특허청에 등록 후 Patent Agent (특허대행인) 혹은 Patent Attorney (특허변호사) 라는 타이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자격요건은 크게 법적 지식 요건과 기술적 지식 요건으로 나뉘어 지는데, 후자는 이공계 특정 학과를 졸업하거나 기술사 시험 등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자는 반드시 특허청에서 실시하는 미특허청 등록 시험 (USPTO Registration Examination)을 통과해야 하죠. 미특허청 등록 시험은 미특허청의 심사 절차 지침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미특허청 등록 시험에 관해 더 궁금하시면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 쓴 후기를 참고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이제 주 정부 이야기를 해 볼까요?

    “미국 변호사”는 사실 해외에서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통칭하는 표현이고, 미국 내의 변호사들은 연방 정부가 아닌 각각의 주 정부로부터 법률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 받습니다. 한 주에서 변호사 자격이 있더라도 타주에서 허가 없이 법률 업무를 대행하면 무자격 법률 업무를 한 죄로 엄격히 처벌 받게 되죠.

    이렇게 주 별로 변호사 등록을 달리 하는 것은 미국은 주마다 법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연방법이 각 주의 법에 우선하기 때문에 연방 체제가 유지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유 재산이나 친족관계 등 많은 민형사상의 법률이 연방법으로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타 주의 변호사가 무턱대고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무자격 법률 업무와 마찬가지로 위험합니다.

    그나마 한 주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면, 다른 주에서 별도의 자격 시험 없이 자격을 주는 제도가 있는데요. 주 마다 충족시켜야 할 요건이 다르지만, 통상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자격 시험만 면제될 뿐이지 background check 등의 다른 절차는 매번 똑같이 거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특허대행인은 어떨까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특허는 연방법의 규정에 따르고 있습니다. 또, 연방법은 주법에 우선하죠. 따라서, 특허대행인은 해당 주에서 변호사 자격이 없더라도 법률 대행인 업무를 수행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미특허청에서 허가한 특허 출원 대행 업무에 한정 됩니다. 예를 들어, 연방 상표등록과 같은 경우 특허와 마찬가지로 미특허청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특허대행인이 타인의 상표 출원을 대행하게 되면 무자격 법률 행위로 처벌 받습니다.

    그럼 특허 변호사는 미국 전역에서 활동이 가능할까요?

    특허 업무에 한해서는 맞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특허대행인도 같은 상황이죠. 또한 특허대행인이 수행할 수 없는 특허 외의 법률 업무는 특허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 주에서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상표 출원 업무 입니다. 상표는 연방법 뿐만 아니라 주 법으로도 보호되고 있는데 연방정부는 미특허청에서 상표 등록을 받고 있고, 각 주 정부도 별도로 상표 등록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죠. 헌데 미특허청 상표 등록 업무의 경우는 미국의 어느 주의 변호사이든 대행 업무가 가능하다 라고 정해두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모든 변호사는 미특허청 상표등록을 위한 법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죠.

    하지만 상표대행인 혹은 상표변호사라는 말은 없습니다. 흔히들 무슨 무슨 변호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모두 비공식적인 명칭이고 본래 변호사 자격은 전문 영역의 특정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특정 분야에 대한 자격검정 시험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런 점에서 미특허청에서 검증한 특허 변호사(Patent Attorney)는 유일하게 공식적인 전문 변호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특허 변호사가 하는 일

    사실 특허 변호사는 변호사이면서 특허대행인이기 때문에 두가지 업무를 모두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특허 변호사라고 할지라도 특허 출원 업무와는 동떨어진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특허 소송 업무와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특허 소송 업무는 특허 업무라기 보다는 소송 업무에 가깝습니다. 물론 특허 소송을 하려면, 특허법도 잘 알아야 하겠죠. 특허 출원 절차 상의 잘못된 점 등을 구실로 특허의 무효를 주장하려면 특허 출원 절차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특허청 특허 등록 시험에서 평가하는 출원 절차의 대부분은 미특허청 행정상의 편의를 위한 규정이 많기 때문에 소송에서 이슈가 되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허 소송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증거/증인의 확보 및 선별, 대질 문답 진행, 소송 절차법의 숙지, 배심원단의 설득, 재판 전략 등 소송 업무에 해당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특허는 전문 기술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송 변호사(litigation attorney)가 담당하기 어려운 점이 많긴 하죠. 때문에 미국에서도 특허를 전문으로 하는 소송 변호사 (patent litigation attorney) 의 수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허 출원 업무를 하는 특허 변호사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특허대행인과 하는 일이 다르지 않겠죠. 특허 변호사는 고객 상담을 할 수 있고, 특허대행인은 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야기는 오해입니다.

    미국 로펌에서는 보통 파트너 변호사들의 지시 감독하에 그 아래로 associate 변호사들이 함께 붙어서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고객 상담은 파트너 변호사 선에서 이루어지겠죠. 헌데, 원래 파트너란 말은 동업자라는 뜻으로 로펌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에서 유래합니다. 요즘은 워낙 펌이 대형화 되어서 회사의 지분은 가지지 않고 자신의 담당 고객으로부터 발생한 수익에 대한 지분만 가지고 있거나, 혹은 완전히 직책만 파트너인 경우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변호사가 아니면 로펌에서 파트너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 결과 특허 변호사만 고객상담을 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죠.

    미특허청에 등록된 특허대행인은 말 그대로 한 고객의 특허 출원 업무를 대행할 수 있습니다. 업무를 대행하려면 당연히 고객과 상담을 해야겠죠. 다만, 특허 관련 업무 중에도 특정 제품이 특허를 침해하는 지를 알아보는 침해 의견과 같이 특허 출원과는 별개의 법률 업무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당연히 변호사만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로펌에 따라서 특허 침해 의견 등의 관련 업무보다 특허 출원 업무의 비중이 절대적인 경우가 있고, 이런 경우 특허 변호사가 특허대행인과 완전히 똑같은 일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겠죠. 하지만 아무래도 로펌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업무도 수행할 수 있는 특허변호사에게 조금 더 높은 연봉을 책정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그렇다 보니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특허 변호사가 돈을 더 많이 받는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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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변호사 전영식

    미국 변호사 전영식

    특허와 상표를 전문으로 하는 전영식 변호사는 현재 아틀란타 조지아 지역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등 각지의 중소기업, 발명가, 연구실 등을 위해 특허 및 상표 출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07년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켄트 로스쿨에서 법학박사(JD)를 취득, 미국 알라바마 및 일리노이 지방법원, 미국 AMLAW 선정 100대 로펌 중 하나인 K&L Gates, 애플과 삼성 등의 협력업체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 특허 및 상표권 업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지재권 관련 (USPTO 관할 특허 및 상표) 업무의 경우 거주지역에 상관 없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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