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특허 변호사 전망
저는 경제학자도 아니고 그냥 한국에서 공대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녔고, 기업 법률 업무를 하다가 얼마전 특허 변호사가 된 일개 변호사일 뿐입니다. 미국 특허 업계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리가 만무하죠.
고로, 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생각하는 분, 이민을 왔거나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이 미국 특허 변호사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취업과 관련해 비유를 들자면, 미국에서 변호사로 첫 취업을 하는 것은 한국에서 직장 5년차 정도에 이직을 할 때의 상황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 만큼 경력이나 인맥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로스쿨에서의 3년간 할 수 있는 경험과 networking 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로스쿨을 오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가 굉장히 중요해 지죠.
물론 이와는 별개의 단거리 코스도 존재합니다. 대학교 졸업후 바로 로스쿨로 온 학생들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는 거죠. 이 때는 성적이 중요합니다. 로스쿨에서는 1학년 여름학기 부터 인턴쉽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뛰어난 인재들은 1학년 여름학기 말에 이미 채용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상위권 로펌에서는 대부분의 junior associate을 여름학기 인턴으로 충당할 수 있죠.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름학기 인턴에 선발되어도 로펌 안에서의 생존 경쟁이 시작되고, 여기서 밀려나면 조금 덜 인기있는 직장으로 밀려나겠죠. 치열하기로 소문난 로스쿨 입학은 끊임 없는 경쟁의 시작일 뿐입니다.
어찌되었든 흔히 말하는 명문 로스쿨에 입학하면 많은 대형로펌에서 면접관을 파견해 여름인턴을 선발하기 때문에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경쟁을 하기 때문에 결국 몇 몇은 밀려나게 됩니다. 2학년 여름학기, 3학년 여름학기 계속 기회는 있겠지만 이미 가장 경쟁이 치열한 position 은 채워진 후 겠죠.
때문에 학벌과 학점 외에도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바로 경력과 인맥이죠.
만약 위와 같은 경쟁을 뚫고 대형 로펌에 취업이 가능하다면 비자나 영주권 스폰서는 어려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역으로 대형 로펌이 아니라면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세금으로 운영하는 연방/주정부에서 외국인을 위해 취업비자를 마련해 주기를 기대하는 건 꿈에 가깝고, 대부분의 작은 로펌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취업비자/영주권 스폰서쉽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미특허청에 등록하려면 영주권/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취업비자만 가지고는 특허변호사가 될 수 없다는 건데요. 예외적으로 해외 특허대행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 (예: 변리사), 미국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동안 조건부로 등록이 가능합니다. 조금 절망적인 이야기인가요?
그래도 불가능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영주권자 시민권자가 아니더라도 미특허청 등록 시험을 응시할 수는 있습니다. 때문에 신분이 없는 동안 등록 시험을 통과한 후 이것을 이용하여 취업비자를 확보하고, 영주권이 나올때까지 계속 일을 하며 기다리면 미특허청 등록이 가능해지겠죠.
위에서 언급한 여러 사정 때문일까요? 한국에서 특허변호사를 목표로 로스쿨 유학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이미 변리사이시거나 연구원이나 직장 생활을 오래하신 경우를 많이 봅니다.
미국 특허 변호사 연봉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도 많으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더군요. 요즘은 사실 간단한 구글검색으로 아래와 같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죠.
물론 저 숫자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희비가 갈릴 수 있을 거 같네요.
Top Patent Attorney 라는 건 최상위 로펌의 특허변호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최근 Big Law의 junior associate 들의 starting salary가 190k 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고, 36만불은 대형 펌의 파트너 급이라면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그에 반해 Patent Agent (특허대행인)은 11만불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top law firm 의 경우 특허변호사에게 단순히 출원 업무만 시키는 경우는 없을테니, 같은 일을 하면서 2배 가까이 번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출원 업무를 주로하는 펌의 특허변호사들은 8만불에서 시작하는 수준의 연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게 바로 직장 내 경쟁입니다.
특허변호사도 파트너가 되지 못하면 결국 특허대행인과 비슷한 연봉 수준에서 머무르게 될 텐데요. 여기에 특허대행인의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모든 변호사가 파트너를 꿈꾼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파트너가 되는 변호사는 극히 일부입니다. 대형 펌에서 5년 정도면 누가 파트너가 될지 결정이 된다고 합니다. 경쟁에서 밀려난 associate 은 조금 작은 펌으로 이직하거나, 파트너를 포기하고 non-partner track을 택하거나, 개업을 하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들어가거나 해야겠죠.
파트너가 될 가망도 없는데, 다시 말해 승진의 기회가 없는데, 미친듯이 일하는 직원은 없겠죠? 다시 말해, 아무래도 특허대행인은 처음부터 승진 압박이 적다 보니 associate 특허 변호사만큼 삶을 포기하고 일에 집중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런면에서 보면 오히려 특허대행인에게는 직장 내 경쟁에 의한 압박이 덜하고 연봉은 조금 적지만 비슷하게 받으니 어찌보면 더 낫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