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 랭킹

US News Best Law School 랭킹, 얼마나 중요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

ABA Approved Schools

미국에는 ABA (American Bar Association, 전미 변호사 협회) 의 평가 및 인정 (accredited and approved) 을 받은 로스쿨이 약 200여개 있습니다. 이들 로스쿨을 졸업하면 취득하는 법학박사(JD) 학위 하나로 미 50개주 + DC 의 모든 state bar (주별 변호사 시험) 응시자격을 얻게 됩니다.

평균을 내면 주별로 4개 정도이지만, 사실 알라스카와 같은 주는 로스쿨이 아예 없고, 캘리포니아 같이 사람이 많이 사는 주는 20개가 넘는 로스쿨이 있습니다.

여기에 학교가 위치한 주 (혹은 인접 지역까지) 에서만 변호사가 될 수 있는 학위를 수여하는 로스쿨(주 인가)이 20-30개 있는데, 아무래도 특정 주에서만 학위를 인정 받는다는 것은 큰 제약이 됩니다.

미국 변호사의 대부분은 ABA approved (예전에는 accredited 라고 함) 로스쿨에서 JD 를 취득하고, 하나 이상의 주에서 state bar exam 을 통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고로, 미국 변호사 채용 시 항상 볼 수 있는 기본 요건 2가지는 (1) JD from an ABA accredited law school and (2) admitted to practice law in [STATE] 입니다.

US News Best Law Schools

US News 에서는 매년 자체적으로 로스쿨의 순위를 매겨 발표 합니다. 이 순위는 본래 지원자들의 학교 선택을 돕기 위해 마련한 지표이지만 실제 이 순위는 입학 지원자의 학부 성적이나 졸업률, 법조계에서의 학교에 대한 평가, 졸업생들의 취업률 등을 반영하기 때문에 단순히 지원자 간 뿐 아니라 로스쿨 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Simply the best schools (T-14)

가장 상위권이라 볼 수 있는 Top 14 (혹은 20위권, 아무래도 매년 순위 변동이 있음) 에 속하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명문들이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학교들이 이 그룹에 속하는지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몇 개의 학교인지도 이견이 있지만, 이들은 매년 거의 예외없이 20위 권에서 머무는 프로그램들 입니다.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NYU, University of Chicago 와 같은 학교들이 이 그룹에 속하며, 굳이 한국과 비교하면 SKY 라고 불리우는 서울, 고려, 연세 대학교의 위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 전역의 어느 로스쿨에 가도 이들 학교 출신의 교수님들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저명한 법학자나 항소 법원 판사, 대형 로펌 파트너 변호사 등에 이들 학교 출신이 많습니다.

이러한 학교들은 워낙 전국에서 지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의외로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많지 않고, 졸업 후에 자신의 출신 지역으로 돌아가는 학생이 많아 전국적인 지명도가 유지되는, 선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그룹에서는 학교별로 특성과 분위기, 인재상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이를 잘 살펴서 자신이 원할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자신을 원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을 때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Top schools (20-100)

다음으로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학교이며, 교육, 연구 측면에서 수준을 인정 받는 로스쿨로 인정 받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해당 주 혹은 지역에서는 손에 꼽는 명문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다른 주에 나가면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는 학교들입니다.

예를 들어, Emory University 같은 학교는 남동부의 하버드라고 불리우기도 하고, 조지아에서는 최고의 명문이지만, 아직까지 20위권의 엘리트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50개의 주가 각자의 법률 시스템을 갖고 있기에 당연히 주마다 “서울대”가 있겠죠. 적어도 조지아에서는 University of Georgia (UGA) 와 더불어 Emory University 가 최고의 명문임이 틀림 없습니다.

참고로 Emory 는 사립(하버드와 마찬가지)이고 UGA 는 주립(공립, public)입니다. 사람이 적은 주의 경우 Emory University와 같은 명문 사립은 없거나 있더라도 소규모라 로스쿨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각 주에는 보통 가장 큰 주립대학 University of [STATE] 이 있어 그 주에서는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느낌이고, 추가로 한국의 연고대에 해당하는 사립 명문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대학들은 해당 주에서는 거의 20위권의 최상위 대학과 비견할 만 합니다.

물론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의 주립대(UCLA & Univ. of Texas) 등은 앞에서 소개한 최상위 그룹에 속하지만, 그 외 주립대들은 어느정도 지역색이 있고,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많아, 졸업생도 그 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타 주에서는 졸업생 네트워크가 약한 편입니다.

항상 University of STATE 와 STATE State University 가 있어 헷갈릴 수 있는데, 예를 들어, University of Georgia (“UGA”) 는 조지아 주의 가장 큰 주립대로 Athens 이라는 college town (대학을 중심으로 발전한 지방 도시) 에 위치하고 있고, Georgia State University (“GSU”) 는 조지아 주도인 아틀란타에 위치합니다. 통상 한국에서 미국 주립대 하면 생각하는 학교는 지방에 위치한 UGA입니다. 캠퍼스도 크고 아름다우며, 역사나 재정면에서도 더 낫다고 보시면 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로스쿨은 보통 역사와 전통을 중시 여기는 경우가 많아, 통상 STATE State University (e.g. GSU) 보다는 University of STATE (e.g. UGA) 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이 그룹 안에서는 몇 단계의 랭크 차이보다는 자신이 공부를 하고 졸업 후 일을 하고 싶은 지역의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당연히 30위 학교와 80위 학교는 인지도나 여러가지 면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30위 학교를 졸업하고 80위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서 취업을 하려고 하면 오히려 80위 학교 출신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30위-80위 정도 차이면 분명 80위 학교에서는 장학금 제안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License School (100-)

학위를 따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면 오히려 이런 학교들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ABA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학문적 소양도 갖추게 되겠지만, 아무래도 궁극적으로 변호사 시험 (bar exam) 을 통과시키는 것이 중요해지다 보니 수업도 시험에 나올 것에 집중하게 되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교육, 상담 등이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로스쿨 JD 학위 자체가 Professional Doctorate (PhD 와 구분됨) 로써 실무적인 부분이 주가 되어야 하므로, 어찌보면 본래의 의미에 더 충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100위 이상 학교 중에는 일시적으로 순위가 하락한 학교, 새로 설립되어 아직 순위가 상승중인 학교, 애초에 자격 취득을 목표로 하는 교육시설로 누구든 입학할 기회를 주는 학교 등 여러 종류의 학교들이 혼재합니다. 때로는 불과 몇년 사이에 100위권 밖의 학교가 80위권 이내로 진입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사실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이상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10여년 일하면서 느낀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만, 로스쿨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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